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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 복수국적법’ 덫에 걸린 한인 2세, 해결책은?

한국 국적법은 1998년 6월 14일 이후 재외국민(남녀불문)의 자녀가 해외에서 출생하면 '선천적 복수국적'을 부여한다. 이 법의 정식 명칭은 '선천적 복수국적 관련 국적법’이다. '선천적 복수국적 관련 국적법’ 이전까지는 출생자의 아버지가 한국 국적자일 때만 선천적복수국적자로 분류했다. 하지만 한국은 속인주의, 모계혈통주의를 적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어머니가 영주권 신분일 때 아이를 출산했을 경우 그 아이는 자동적으로 한국 국적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한국 국적자인 재외국민은 미국에서 혼인하거나 자녀를 출산하면 가족 관계 신고시 선택이 갈린다. 미국 관공서에만 신고하고 한국에는 기록을 남기지 않는 쪽, 한국 재외공관 등을 찾아 혼인신고와 출생신고까지 완료하는 쪽이다. 2005년, 당시 법 개정 취지와는 달리 한인 2세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의 경우 복수국적자는 연방기관 취업을 할 수 없고, 의원 입후보를 할 수 없는 등 공직 진출에 제한을 받는다. 미국 정보기관 취업이나 해군 입대, 육, 해, 공군 사관학교 입학이 제한되고, 근무 부서 배치 등에 제한을 받거나 기회를 누리지 못한다. 한국 국적자로 미국에서 출산한 이들 중 상당수는 "한국에 혼인신고나 출생신고를 하지 않으면 우리 애가 선천적복수국적자인 사실을 한국 정부가 어떻게 알겠나"라고 되묻는 한인들이 많다. 그렇다. 현행 한국 국적법에 따르면 한국에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선천적복수국적자가 미국 여권을 소지한 채 한국을 방문해도 문제는 없다. 한국 정부도 90일 미만 단기방문(무비자)인 한인 시민권자의 선천적복수국적 여부는 확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 국적법은 '복수국적자 발견통보'를 명시하고 있다. 한국에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한인 2·3세가 재외동포비자(F4), 취업비자, 연수비자 등을 신청할 때는 부모와 조부모 이름과 생년월일을 반드시 기입해야 한다. 때문에 출생 당시 부모의 국적 여부에 따라 선천적복수국적 발견통보 대상자가 된다. 이 경우 병역의무 및 국적이탈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선천적복수국적자는 한국 국민으로 사증(비자) 발급 대상이 아니다. 휴스턴 총 영사관(총영사 김형길) 정자연 병역담당자는 “선천적 복수국적 자녀가 한국 내 영리활동 및 장기 체류계획이 없을 경우 한국 내 출생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국적이탈 기간을 놓친 자녀가 미군이나 공직 진출 등에 있어서 복수국적 신분이 걸림돌이 되는 경우”라며“선천적 복수국적 자녀의 경우 국적이탈 신고의 선결 요건인 출생신고는 미리 해두는 것이 차후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휴스턴 총영사관에 따르면 미국 정부도 한국의 선천적복수국적법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 정보기관 취업 또는 고위공직 대상자가 신원조회 과정에서 선천적복수국적자로 분류될 수 있다. ◎ 국적법 파악 중요 = 선천적복수국적 남성이 병역의무를 면제하려면 출생신고 직후부터 만 18세가 되는 해 3월 31일전까지 가까운 재외공관에 국적이탈 신고를 해야 한다. 이 기간을 놓치면 선천적복수국적 남성은 만 37세까지 병역의무가 부과되고 국적이탈도 금지된다. 또한, 이후 5월 1일부터 40세까지는 재외동포비자(F-4) 발급도 제한된다. 다만 한인 2세가 선천적복수국적 이탈 시기를 놓쳐도 한국 단기 방문(1년내 183일 미만)은 가능하다.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국내 대학(원)에 재학할 때는 병무청에서 수학 허가를 받으면 그 기간 동안 병역의무가 부과되지 않는다. 반면 선천적복수국적자가 한국에서 1년 중 60일 이상 영리활동을 할 때, 국외여행허가 등을 받은 뒤 6개월 이상 국내에 체류할 때는 병역의무가 부과된다. 한국 법무부는 재외국민이 미국(속지주의)에서 혼인하거나 자녀를 출산하면 이른 시일 안에 재외공관에 신고할 것을 강조했다. 휴스턴 총영사관 실무관 정자연 병역담당는 “재외국민의 혼인신고, 자녀 출생신고는 필요하다. 이후 시민권을 취득할 때도 국적상실신고를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훗날 선천적복수국적자인 자녀의 국적이탈이 수월하다"고 말했다. 한인들은 “선천적복수국적자 중에서 미국 내에서 그 지위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는 제2세대의 형편을 빨리 법적으로 해소할 수 방안을 서둘러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제출서류 무늬만 간소화 = 선천적복수국적 이탈신고는 남성의 경우 만 18세가 되는 해 3월 31일까지 가까운 재외공관에서 해야 병역의무가 면제된다. 만 15세 이상자는 본인 신청이 의무다. 국적이탈신고를 놓친 한인 2·3세 남성이라도 90일 미만까지 한국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하지만 6개월 이상 체류하면 병역의무가 부과된다. 이 과정 또한 부모의 혼인신고, 출생신고, 호적 제출 등 서류 준비 및 승인 자체가 시간이 많이 걸려 불편함이 많다는 지적이 계속 되고 있다. 한편, 한인 여성은 만 20세가 되기 전에 복수국적자가 됐다면 만 22세 전, 만 20세 이후 복수국적자가 됐다면 2년 이내에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 이 기간을 놓치면 한국정부는 1년 이내에 국적선택 명령을 내린다. 국적이탈, 선천적 복수국적 같은 이슈가 본국에서는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있다. 그리고 마치 재외동포 자녀들을 잠재적인 병역기피자로 보거나 국민으로서의 혜택은 다보면서 의무 중 하나인 병역 등을 회피하려는 자 등으로 따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민 목적으로 해외에 살고 있는 재외동포들에게는 선천적복수국적 문제는 중요한 민원의 하나로 다가와 있다. 어스틴에 거주하는 송씨는 “현재 아이의 교육과 향후 미래 문제로 인해 선천적 복수 국적법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한인들이 많다. 무조건 속인주의에 따라서 원칙적으로 법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법의 적용 범위를 넓히고 융통성이 적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송씨는 “예를 들면 국적이탈 신고 부분에서도 자영업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고려해 시대변화에 따라 영사관에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당사자가 직접 온라인 신청 등이 될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헬렌 김 기자

2018-09-27

"선천적 복수국적제 불이익"…한국 법무부 개선 검토 착수

병역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선천적복수국적을 가진 동포가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외국 국적을 선택하지 못하도록 하는 현행 국적법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제도개선 검토에 착수했다. 한국 법무부는 국적이탈 및 국적상실 제도 등을 개선하고자 전문가와 관계기관 재외동포재단이 참여하는 '국적제도개선 자문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지난 11일 첫 회의를 열었다고 14일(한국시간) 밝혔다. TF는 우선 해외 동포들이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는 '선천적 복수국적 제도'를 우선 검토할 방침이다. 현행 국적법은 복수국적자가 현역으로서 병역 의무가 발생하는 제1국민역으로 편입된 때 즉 만 18세가 되는 해의 3월 31일 전에 국적을 하나로 선택하도록 한다. 이 시기를 놓치면 군 복무를 하거나 병역의무가 해소되는 만 36세가 되지 않는 한 한국 국적을 버릴 수 없다. 이 규정은 이중국적을 이용해 병역을 회피하는 일을 막으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동포사회에서는 한인 2.3세들의 현지 공직진출에 장애가 된다는 등 비판이 많았다. 자신도 모르게 선천적으로 복수국적을 보유한 2.3세들이 외국에서 사관학교 입교나 군내 주요 보직 임용 방위산업체 취업 등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2015년 12월 해당 국적법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으나 당시 결정문에서 재판관 4명은 해당 조항이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헌재는 2006년 같은 사안을 두고 재판권 9인 전원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2015년도 결정에서 헌법재판관 4인이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 의견을 제시한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라며 "국적법을 개정한 지 많은 시간이 지났고 현행법이 정책 환경의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어 TF를 구성했다"라고 설명했다.

2018-06-14

선천적 복수국적 피해자 구제 ‘한목소리’

전국 20여개 지역 미주 한인회장들이 애틀랜타에 모여 미주 한인사회의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2018년 미주 현직 회장단 회의가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노크로스 시에 있는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열렸다. 현직 회장단 회의는 미주 한인사회의 토대를 마련하고 이들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한편, 글로벌 한민족 공동체 중 미주 한인동포들이 모범적이고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열렸다. 회의는 김일홍 애틀랜타 한인회장의 환영사와 김영준 애틀랜타 총영사의 축사로 시작됐다. 둘째날 이어진 회의에서 회장단은 ▶선천적 복수국적 피해자 구제 탄원 요청 ▶재외동포센터 건립 탄원 ▶북미 정상회담 지지선언 ▶유권자등록 캠페인 ▶지역한인회 활성화 방안 및 한인회 프로그램의 연속성과 상시화 방안 그리고 ▶현직 회장단 조직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 회장단은 이날 선천적 복수국적 피해자 구제안 마련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모아 한국 국회와 정부에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김민선 뉴욕 한인회장은 “당장 국적법을 개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법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2세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유예기간을 주고 국적 이탈을 할 수 있는 선택의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현재 뉴욕 한인회에서는 약 1만 2000명이 청원서에 서명했으며, 향후 애틀랜타, LA 등 각 지역 한인회에서 모인 서명까지 약 2만 명의 서명이 담긴 청원서를 한국에 유관기관에 전달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속적인 모임을 위해 LA, 뉴욕, 시카고, 애틀랜타 한인회 등 4개 한인회가 운영위원을 맡기로 결정했다. 김일홍 애틀랜타 한인회장은 “미주 현직 회장단 모임의 취지는 50개 지역 회장단의 의견을 모으고 개선방향을 모색해 한인사회 발전을 도모하자는 것”이라면서 “미주총연과의 갈등이나 분규로 비춰질 의도가 전혀 없기 때문에 단체로 설립하거나 조직체를 구성할 필요가 없어 운영을 위한 위원회만 구성하게 됐다. 미주 한인들의 정체성을 함양하고, 권익 향상을 이루기 위한 소통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허겸·권순우 기자

2018-03-25

[선천적 복수국적 이탈의 맹점] 절차 복잡해도 지킬 수 밖에 없는 '불합리'

한국 국적법은 1998년 6월 14일 이후 재외국민(남녀불문)의 자녀가 해외에서 출생하면 '선천적복수국적'을 부여한다. 이전까지는 출생자의 아버지가 한국 국적자일 때만 선천적복수국적자로 분류했다. 한국은 속인주의를 적용한다. 따라서 재외국민이 미국에서 혼인하면 3개월 안에, 자녀를 출산하면 1개월 안에 가까운 재외공관에 '신고'해야 한다. 악법도 법? 한국 국적자인 재외국민은 미국에서 혼인하거나 자녀를 출산하면 가족 관계 신고시 선택이 갈린다. 미국 관공서에만 신고하고 한국에는 기록을 남기지 않는 쪽, 한국 재외공관 등을 찾아 혼인신고와 출생신고까지 완료하는 쪽이다. 한국 국적자로 미국에서 출산한 이들 중 상당수는 "한국에 혼인신고나 출생신고를 하지 않으면 우리 애가 선천적복수국적자인 사실을 한국 정부가 어떻게 알겠나"라고 되묻는다. 현행 한국 국적법에 따르면 한국에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선천적복수국적자가 미국 여권을 소지한 채 한국을 방문해도 문제는 없다. 한국 정부도 90일 미만 단기방문(무비자)인 한인 시민권자의 선천적복수국적 여부는 확인하지 않는다. 다만 한국 국적법은 '복수국적자 발견통보'를 명시하고 있다. 한국에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한인 2·3세가 재외동포비자(F4), 취업비자, 연수비자 등을 신청할 때는 부모와 조부모 이름과 생년월일을 기입해야 한다. 때문에 출생 당시 부모의 국적 여부에 따라 선천적복수국적 발견통보 대상자가 된다. 이 경우 병역의무 및 국적이탈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선천적복수국적자는 한국 국민으로 사증(비자) 발급 대상이 아니다. 또한 LA총영사관(총영사 김완중)에 따르면 미국 정부도 한국의 선천적복수국적법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 정보기관 취업 또는 고위공직 대상자가 신원조회 과정에서 선천적복수국적자로 분류될 수 있다. 국적법 파악 중요 선천적복수국적 남성이 병역의무를 면제하려면 출생신고 직후부터 만 18세가 되는 해 3월 31일전까지 가까운 재외공관에 국적이탈 신고를 해야 한다. 이 기간을 놓치면 선천적복수국적 남성은 만 37세까지 병역의무가 부과되고 국적이탈도 금지된다. 5월 1일부터 40세까지는 재외동포비자(F-4) 발급도 제한된다. 다만 한인 2세가 선천적복수국적 이탈 시기를 놓쳐도 한국 단기방문(1년내 183일 미만)은 가능하다.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국내 대학(원)에 재학할 때는 병무청에서 수학 허가를 받으면 그 기간 동안 병역의무가 부과되지 않는다. 반면 선천적복수국적자가 한국에서 1년 중 60일 이상 영리활동을 할 때, 국외여행허가 등을 받은 뒤 6개월 이상 국내에 체류할 때는 병역의무가 부과된다. 한국 법무부는 재외국민이 미국(속지주의)에서 혼인하거나 자녀를 출산하면 이른 시일 안에 재외공관에 신고할 것을 강조했다. LA총영사관 박상욱 법무영사는 "재외국민의 혼인신고, 자녀 출생신고는 필요하다. 이후 시민권을 취득할 때도 국적상실신고를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훗날 선천적복수국적자인 자녀의 국적이탈이 수월하다"고 말했다. 박 영사는 이어 "한국에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선천적복수국적자의 부모가 이혼하거나 사망하면 국적이탈 구비서류 준비가 더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제출서류 무늬만 간소화 선천적복수국적 이탈신고는 남성의 경우 만 18세가 되는 해 3월 31일까지 가까운 재외공관에서 해야 병역의무가 면제된다. 만 15세 이상자는 본인 신청이 의무다. 국적이탈신고를 놓친 한인 2·3세 남성이라도 90일 미만까지 한국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하지만 6개월 이상 체류하면 병역의무가 부과된다. 한인 여성은 만 20세가 되기 전에 복수국적자가 됐다면 만 22세 전, 만 20세 이후 복수국적자가 됐다면 2년 이내에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 이 기간을 놓치면 한국정부는 1년 이내에 국적선택 명령을 내린다. LA총영사관은 본지 보도 직후인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적업무 제출서류 간소화'를 발표했다. 총영사관 측은 "국적업무 관련 신고 시 법무부 송부용 서류 외에 공관 보관용 사본을 제출하도록 하던 것을 2월 1일부터 법무부 송부용 서류만 제출하도록 절차를 개선한다"면서 "이제 국적업무 민원인은 원본만 제출하면 돼 구비서류가 18부에서 9부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간소화라고는 하지만 원본만 내면 사본은 총영사관에서 대신 복사해주겠다는 뜻이다. 제출해야 하는 서류의 종류는 전과 동일한 9가지여서 절차상으로 편해졌다고 말하긴 어렵다. 현행 제도내에서 최대한 민원인의 편의를 돕겠다는 의도지만, 근본적인 법 개정 없이는 신고시의 불편함은 해결되지 않는다. 한편 국적업무 안내 및 구비서류 목록은 LA총영사관 웹사이트(overseas.mofa.go.kr/us-losangeles-ko/brd/m_4360/list.do)나 전화(213-385-9300)로 확인할 수 있다. 김형재 기자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2018-01-31

[선천적 복수국적 이탈의 맹점] 원정출산 막자고 한인 2세 발목 잡는다

2005년 병역의무를 강화한 국적법이 한국 의회를 통과하면서 '한국 호적에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선천적복수국적자는 병역과 무관하다'는 대통령 시행령(1998년)이 삭제됐다. 2010년 국적법 개정 당시에도 이 시행령은 살아나지 못했다. 원정출산 등을 통한 병역회피를 막기 위한 취지가 미국 태생 한인 2·3세 남성에게 병역의무를 자동 부과하게 된 셈이다. 특히 미국 국방부·연방수사국(FBI)·중앙정보부(CIA), 고위공직자 신원조회 과정에서 '복수국적 여부'를 확인하는 문항은 한인 선천적복수국적자에게 불이익이 되고 있다. 미국 태생 한인 2·3세에게 선천적복수국적이 혜택과 동시에 독으로 인식되는 이유다. 국적이탈 포기 현재 한국 국적자가 미국에서 자녀를 낳으면 출생신고 등 일단 국적법을 준수하는 것이 훗날 불이익을 막을 수 있다. 출생 당시 부모 중 한 명이라도 한국 국적자였던 한인 2·3세의 선천적복수국적 이탈신고는 한국에서 부모와 자녀 관계 증명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국적법상 재외국민이 미국의 관공서에만 혼인신고 및 자녀 출생신고를 하면, 향후 국적이탈 절차에 많은 시간을 쏟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선천적복수국적 자녀를 둔 한인들 불만은 거세다. 마이클 최(55)씨는 올해 18세가 되는 아들을 위해 2016년 10월부터 14개월 동안 LA총영사관을 12번이나 방문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우리 부부는 한국에서 혼인신고, 아들 출생신고까지 다 했지만 이후 아내가 시민권을 취득하는 바람에 국적상실신고가 필요했다. 가족관계증명서부터 각종 등본까지 서류준비가 너무 복잡했다. 선천적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을 일부러 어렵게 만들어 놓은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선천적복수국적자 아들의 국적이탈을 포기한 김모(53)씨는 "우리 아들은 한국 호적에 이름이 없다. 아이한테 한국 가서 일할 생각은 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국적법이 불합리하다. 한국 정부가 바라는 동포의 현지화, 해외 한인 인재 육성 정책을 가로막는 악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돌 지난 아들을 둔 장모(39)씨는 "선천적복수국적이 한인 2세 남성에게 혜택이 아니라 18세 때 한국 국적을 포기해야 하는 의무를 지게 했다. 한국 정부가 해외 한인 차세대를 자산으로 보지 않고 군대 회피자로 만드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헌법소원 판결 촉구 지난 5일부터 LA한인회 등 주요도시 한인회는 '선천적복수국적법 개정 탄원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탄원서는 ▶선천적복수국적 이탈 유예기간 도입 ▶한국 헌법재판소 헌법소원 '2016 헌마889' 판결 촉구 내용을 담았다. 주요도시 한인회는 탄원서에서 "원정출산을 막으려고 2005년 개정한 일명 홍준표 법안은 미국에서 태어난 복수국적 자녀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해외 인재가 모국과 거주 국가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다. 그동안 헌법재판소에 다섯 차례 '선천적복수국적 위헌 소송'을 제기한 전종준 변호사는 한인사회의 의견수렴과 행동을 촉구했다. 전 변호사는 "선천적복수국적 사실을 몰랐거나 국적이탈을 제때 하지 못한 한인 2세는 미국 군대, 정보기관, 국가기밀을 다루는 고위공직자 신원조회 때 복수국적자가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든지 복수국적자라고 사실대로 말해 불이익을 받든지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회에 법 개정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선천적복수국적 위헌 판결을 촉구해야 한다. 위헌 판결이 나면 국회는 자동으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 이때 '한국에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선천적복수국적자는 병역의무 및 국적과 무관하다'는 법안을 입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선천적복수국적자로 만 18세가 되는 해 3월 31일 전에 한국 국적이탈을 하지 못한 한인 2세 남성은 병역의무가 부과된다. 선천적복수국적자는 미국 사관학교 입교나 군내 주요 보직 임용 제외, 방위산업체 취업 불이익 등을 겪고 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2018-01-30

온 가족 서류 '만들고 없애는' 생고생…선천적 복수국적 이탈의 맹점(1)

지난 16일 LA총영사관을 찾은 김모(50대)씨는 수많은 서류뭉치를 내보였다. 김씨는 "2017년 3월부터 아들 국적이탈신고를 시작했지만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우리 부부가 가족이라는 혼인신고부터 시작해야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미국에 온 지 30년 된 김씨는 부인과 미국에서 결혼했다. 하지만 김씨 부부는 한국 내 혼인신고 등 서류상 가족이라는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결국 시민권자가 된 김씨 부부는 LA총영사관을 통해 혼인신고, 자녀 출생신고, 국적상실신고까지 해야 했다. 김씨는 "부부 국적상실신고를 해야 아들 국적이탈이 가능했다. 한국에 혼인신고 후 국적상실까지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시민권증서 및 미국 여권 원본 준비 등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이후 아들 국적이탈신고 구비서류를 위해 또다시 원본서류를 떼려고 미국과 한국 기관을 방문해야 했다. LA총영사관만 10번째 방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천적복수국적자인 한인 2세 남성의 국적이탈 신고를 준비하는 부모와 당사자가 복잡한 절차에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해당 부모가 자녀 출생 이후 시민권을 취득하면, 부모가 국적상실신고를 완료해야 자녀의 국적이탈이 가능하다. 선천적복수국적자 아들을 둔 부모는 자녀가 만 18세가 되기 최소 2년 전부터 국적이탈신고를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현재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는 출생 당시 부모 중 한 명이라도 한국 국적이면 '선천적 복수국적자'로 자동 분류된다. 2000년생인 선천적복수국적 한인 2세 남성은 올해 3월 31일(만 18세가 되는 해 3월 31일)까지 국적이탈신고를 해야 병역의무 대상자에서 제외될 수 있다. LA총영사관 국적안내(overseas.mofa.go.kr/us-losangeles-ko/brd/m_4360/list.do)에 따르면 시민권을 취득한 부모의 국적상실신고 구비서류는 약 11종류, 자녀 국적이탈신고 구비서류는 약 16종류다. LA총영사관은 국적이탈 관련 구비서류 간소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국적법 개정은 국회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전했다. 현재 한국 법무부는 2010년 개정한 국적법에 따라 복수국적을 허용하고 국적선택명령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미국에서 한국 국적자가 2세를 낳고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도, 자녀는 자동으로 한국 국민이 된다. 현행 국적법은 2005년, 홍준표 현 자유한국당 대표가 발의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발효됐다. '한국 호적에 출생 신고를 하지 않은 선천적복수국적자는 병역과 무관하다'는 1998년 대통령 시행령을 삭제해 선천적복수국적자에게 병역의무를 부과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2018-01-29

"선천적 복수국적자 관련법 폐지 올해도 힘들다"

선천적복수국적관련국적법(이하 국적법) 폐지안이 올해 회기 내에 한국 국회를 통과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1일 맨해튼 한인회관에서 열린 '제2회 한인 단체장들과의 간담회 및 한국 방문 성과 보고회'에서 김민선 뉴욕한인회장은 "심재권 국회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정치인들과 면담을 갖고 국적법 폐지안의 진척상황을 질의했지만 이번에는 통과되기가 힘들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회장에 따르면 심 위원장과 이종걸(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북한과의 대치상황 등을 이유로 들며 국적법 폐지는 국내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김 회장이 국적 이탈 시기를 놓친 재외동포들에게 한시적으로 포기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사면안을 제시했고 의원들은 "고려할 만하다"는 긍정적 답변을 내놨다.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한 국적법 홍보와 교육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고 김 회장은 밝혔다. 국적법의 존재를 알지 못해 국적 이탈 시기를 놓쳐 사관학교 진학이나 연방 공무원 진출이 좌절된 2세 들의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법 설명회나 홍보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선 참석 단체들의 활동 보고 순서도 마련됐다. 뉴욕한인봉사센터(KCS.회장 김광석)는 베이사이드 커뮤니티센터 2차 성금 모금운동과 관련 목표액 150만 달러 가운데 120만 달러가 모여 나머지 18만 달러를 모금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한인사회의 지원을 요청했다. 뉴욕한인건설인협회 김영진 회장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맨해튼 '뉴욕코리아센터'(122~126 E. 32스트리트) 건립 시공사 선정 입찰 과정에 대한 불만을 재차 드러냈다. 한국 정부가 공개입찰을 대형 부동산 매니지먼트사에 맡기면서 "정부 스스로 주인으로서의 권리를 포기한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오승제 문화원장이 임기를 마치고 한국으로 되돌아가기 전에 공사가 시작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했다. 평창 겨울올림픽 동포 출정식과 관련 뉴욕대한체육회의 김일태 회장 역시 "한국 정부를 대표하는 뉴욕총영사관이 동포사회와 전혀 접촉하지 않고 있다"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날 간담회에 총영사관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뉴욕한인회는 지난 4월 한인단체들과 총영사관이 함께 하는 첫 간담회를 열어 동포사회 현안과 협력 사항을 논의했으며 이 같은 간담회를 1년에 2회 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번째 간담회에 총영사관이 불참해 동포사회와의 관계가 또다시 불편해 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수진 기자 choi.soojin1@koreadaily.com

2017-11-01

국적상실신고에 '1년 6개월'…선천적 복수국적자 폐해 커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국적상실신고에 소요되는 기간이 최대 1년 6개월까지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 이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미주 한인사회에서 선천적 복수국적자와 관련된 국적법 개정 요구에 더 힘이 실릴 전망이다. LA인근지역에 거주하는 K씨는 최근 LA총영사관에 선천적 복수국적자인 큰아들의 국적상실신고 절차에 대해 문의한 결과, 최대 1년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K씨는 본인의 국적상실 신고부터 시작해 혼인신고, 자녀출생신고, 아내의 국적상실 신고를 완료해 가족관계등록부를 모두 정리한 뒤 큰아들의 국적이탈 신고를 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이 모든 절차에 빨라야 1년 3개월, 늦으면 1년 6개월이 걸린다고 밝혔다. 선천적 복수국적자에 관한 현행 국적법은 의도적인 원정출산자 자녀의 병역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나 해외거주 한인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아 비난을 받아오고 있다. LA한인회는 21일(금) 오후 6시 한국교육원에서 전 민주당 원내대표 이종걸 의원과 법무부 관계자를 초청해 선천적 복수국적 관련 국적법 개정 공청회를 진행한다.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2017-07-18

"선천적 복수국적자는 미 여권에 한국비자 못 받아"

한·미 복수국적자들의 경우 한국 입국 시 여권사용 및 비자발급에 유의해야 할 전망이다. LA총영사관은 6일 지난 2010년 개정된 국적법에 따라 한·미 복수국적자가 소지한 미국 여권에 한국 방문용 비자가 발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상욱 영사는 "최근 한·미 복수국적자들이 한국을 방문하기 위한 비자를 신청했다 거절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부 또는 모가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한 상태에서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는 자동으로 미국과 한국 국적을 동시에 취득했기 때문에 한국 입국 시 미국 여권과 방문용 비자가 아닌 한국 여권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영사는 이어 "개정 국적법에 따라 2010년 5월 4일 이전에 만 22세(1988년 5월 4일 이전 출생자)가 지난 경우 자동으로 한국 국적을 상실해 미국 여권에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2010년 5월 4일 이후 만 22세가 지난 자녀가 출생신고 및 국적이탈 절차를 밟지 못한 경우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어 한국 방문시 한국 여권을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LA총영사관은 1988년 5월 4일 이후 미국에서 출생한 한·미 복수국적자가 한국에서 취업 또는 유학으로 장기 체류하고자 할 경우 영사관을 방문해 출생신고 및 국적이탈 신고를 마쳐야 하며 남자의 경우 18세가 되는 해의 3월 31일이 지났을 경우 병역 이행 후 국적이탈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출생신고 및 국적이탈을 마치지 않은 한·미 복수국적자는 한국과 미국 여권을 모두 소유할 수 있으며 미국에서 출·입국할 경우 미국 여권을 한국을 출·입국할 경우 한국 여권을 사용해야 한다. 이우수 기자

2017-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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